간호계가 간호법 개정을 두고 의료단체와 갈등을 겪었던 조항을 수정·보완하는 등 새로운 간호법 법제화에 나서고 있다.
간호계는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간호법의 핵심을 다른 의료 직군에서 반대했던 부분을 반영해 이들의 반발을 최소화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의료기사와 간호조무사 관련 법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진료 거부가 2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7일부터 간호사를 대상으로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실시 진료공백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상정된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과 간호법에는 6개 조항이 추가 및 보강됐다.
전날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추경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간호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됐다.
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제11조 2항에 '의료기사 등의 업무를 제외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추 의원은 간호조무사의 자격 조건으로 '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 인정자'라고 명시해 간호법이 간호조무사의 학력을 고등학교 졸업자로 제한하고 있다는 오해를 해소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임상병리사나 방사선사가 간호사가 채혈이나 엑스레이를 시행한다고 간호법을 반대했으나, 사실 이는 의사나 병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발의된 법안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두 법안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그간 간호법 제정에 반대했던 이유를 해소했다는 점이다"며 "이제 상정됐으니 최종안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의 법안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간호사가 책임지고 제공한다는 문항이 명시됐다. 또 국가와 지방단체가 간호·간병 인력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대한간호협회 간호사들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간호협회 100주년 기념대회 및 간호법 추진 다짐대회에서 핸드폰으로 간호법제정을 요규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간호법은 법적으로 인정받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면서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제한과 교대 근무 지원 등을 통해 간호사의 업무 강도를 낮추는 것을 골자로 했다.
'임상전담 간호사'로 불리는 PA(진료보조) 간호사들이 법적으로 보호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업무 범위가 명확해질 전망이다. 법안은 '일정 요건을 갖춘 간호사는 ▲검사 ▲진단 ▲치료 ▲투약 ▲처치 등에 대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 후 포괄적 지도나 위임에 따라 진료 지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간호사의 업무 강도를 낮추기 위한 조항으로 '국가는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교대근무를 지원하는 조항도 추가됐다. 새로운 간호법안은 '국가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한다'고 명문화했다.
대체 인력 배치에 대한 지원 조항도 마련됐다. 이번 법안엔 '국가는 대체인력 배치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간호법 개정은 간호계의 숙원 과제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의료법에서 독자적으로 규정해 간호사의 처우와 업무 환경 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05년 처음 발의된 간호법은 10차례 발의됐으나 모두 무산됐다.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의료단체의 반발이 지속됐다. 간호법은 작년 2월 국회 본회의에 회부되며 21대 국회에서 입법 속도를 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출처 :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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